이대박은 창업 준비 중에 있다. 그는 자기 사업을 한다는 것이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같다는 선배의 말을 되새기며 그동안 지나온 날들을 떠올렸다.
'20대 후반에 결혼해 토끼 같은 두 딸을 얻었지. 지금까지 아이들이 아무 탈 없이 자라 준 것도 큰 복이야. 무엇보다도 든든한 동반자인 아내가 그동안 불평 없이 살아 준 것만 해도 고맙지. 이제 정말 나의 것을 하나씩 만들어 보자. 큰돈을 벌려면 사업을 해야 돼.'
이대박은 모든 일이 그렇듯이 사업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새롭게 마음을 다잡았다.
'아이들이 커서 자기들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해 준 다음, 아내와 난 무의탁 노인들을 모시며 사는 거야. 40대 중반까지는 죽을힘을 다하여 돈을 번 다음, 복지시설을 만들어서 아무 갈 곳 없는 노인들을 모신다······. 그렇게만 되면 죽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겠지.'
이대박은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사실 그가 자신의 꿈을 얘기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의 꿈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 것. 복지시설을 만들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리라.
이대박이 현재 생각하는 돈은 몇십 억 원. 지금 그의 사정을 보면 큰돈을 모으기란 하늘의 별따기. 직장 생활로 그 큰돈을 모으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래서 이대박은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동안 정들었던 회사를 떠나 새로운 모험을 하려는 것이다.
'잘 있거라, 회사야! 나중에 쨍하고 다시 돌아오마.'
회사에 사표를 낸 이대박은 곧바로 동생인 이절세를 만나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절세는 지금 한 금융회사에서 PB(PrivateBanking) 팀장으로 일하는 데다가 사업과 관련된 세금을 잘 알고 있었기에 재테크와 세테크라면 어느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형, 잘했어. 형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려면 사업밖에 없지. 형 성격에 가만히 앉아서 돈 버는 건 싫어하잖아. 이리 뛰고 저리 뛰어서 움직여야 살맛 나고······."
"그래. 네 말대로 나같이 움직이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땅 투기다 집 투기다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지. 한번 열심히 해보련다. 앞으로 네 도움이 많이 필요할 거다."
"그나저나 사업 준비는 잘 돼가?"
"업종과 아이템은 정했어. 근데 그 다음부터는 사실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감이 안 와."
"그럼 내가 대략적으로 설명해 줄게. 먼저 사업 아이템을 정했다면 그 사업이 타당한지 분석하고 사업계획을 짜야겠지? 사업계획서를 만들 때는 회사 형태를 개인으로 할 것인지, 법인으로 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해. 또 그에 따른 조직을 갖추고, 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직원을 얼마나 뽑을 것인지 검토해야겠지."
"나는 그저 아이템을 정하고 사무실 얻어서 직원 채용하면 회사가 대충은 굴러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맞아, 형. 아무리 번쩍번쩍 빛나는 건물에서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더라도 내용이 부실하면 금방 무너지고 말아. 그러니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어야지."
"참, 사업자등록은 언제 하니? 그리고 회계와 세무 업무는 어떻게 해야 되냐?"
"사업자등록은 사업 개시 전에도 가능해. 등록하는 건 아주 간단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참, 회계와 세무 업무는 어떻게 한담? 우리 와이프가 전에 세무법인에 다녀서 잘할 텐데 요즘 애들 뒷바라지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부탁할 수도 없고······. 참, 와이프 회사에 아주 유능한 세무사 선생이 한 분 계셔. 그분을 소개시켜 주면 되겠네."
"그럼 나야 좋지. 역시 하나밖에 없는 동생 덕택에 걱정 덜었네. 고마워."
이대박이 앞으로 운영할 회사의 개업일은 1월 15일.
앞으로 10일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 그 기간 안에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개업 준비라야 사무실을 정리하고 광고 전단지 준비하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개업 소식을 알리는 것이었다.
오늘은 관리를 담당할 직원을 면접 보기로 한 날이다. 동종업계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회사에 잘 적응할 것 같아 마음속에 담아 둔 사람이었다.
'이제 거의 모든 것이 준비되었군. 오전에는 면접 보고 오후에는 사업자등록을 해야지, 저녁에는 누굴 만나기로 했더라······. 아휴, 바쁘다 바빠.'
개업을 열흘 앞둔 이대박의 하루는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 없이 지나갔다.
이대박은 사업자등록 신청에 필요한 것들을 챙겨 둘 생각에 동생이 소개시켜 준 고단수 세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 세무사님, 안녕하십니까?"
"절세 씨를 통해 가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사업 준비는 잘되고 있습니까? 미리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이제야 연락을 드립니다."
"괜찮습니다. 덕분에 준비는 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업자등록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어서요."
"직접 하시게요? 저희가 도와 드릴게요."
"폐를 끼쳐도 될까요? 세무사님께서 해 주시면 저야 한시름 덜죠. 하하하."
사업자등록을 할 때 필요한 서류와 절차
사업자등록은 원칙적으로 사업 개시일(제조를 개시한 날, 기타의 사업은 재화나 용역을 공급한 날)로부터 20일 안에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매입 부가가치세를 공제해 주기 위해서 사업을 개시하기 전에도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자등록을 할 때는 사업자등록신청서(서식은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사용하거나 민원실에서 무료로 배부), 신분증, 도장을 지참하고 다음의 서류를 첨부하여 제출하면 된다. 만약 대리인이 신청하는 경우에는 추가로 위임장이 필요하다.
● 사업장을 임차한 경우 : 임대차계약서 사본 1부
● 허가받아야 할 사업의 경우 : 사업허가증 사본 1부(단, 사업허가 전에 등록할 경우에는 사업허가 신청서 사본이나 사업계획서를 첨부)
● 법인의 경우 : 법인등기부등본(2003년부터 제출 생략)
●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사업하는 경우 : 공동사업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인감증명이나 공증이 되어 있는 동업계약서 첨부)
이대박은 사업 초기에는 법인이 아니라 개인기업 형태로 운영하고 추후 매출액이 목표치를 넘었을 때 법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당장 사업자등록 신청에 필요한 서류는 임대차계약서 사본 1부 정도였다. 물론 해당 업종이 관할구청에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허가증을 준비해야 된다.
사업자등록은 사업과 사업자에 관한 사항을 과세당국의 대장에 기록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사업자등록을 하면 그에 따른 세법상 의무가 생긴다. 과세당국은 사업자등록번호를 기준으로 세원 관리를 하게 된다. 동일한 사람이 폐업했다가 다시 개업할 때 번호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사업자등록을 신청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유의하자. 사업자등록은 기업의 기본 자료가 입력되고 향후 세금을 낼 때도 큰 영향을 주므로 대충 써서 신고할 것이 아니다.
가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사업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일 그 사실이 발각되면 미등록가산세(2004년부터 개인·법인 불문하여 1%), 등록 신청 전 매입세액의 불공제,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그중 미등록가산세와 매입세액 불공제는 불이익 내용이 매우 심각하므로 반드시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업종 선택에 따라 세금이 왔다 갔다 한다
사업자등록신청서를 작성할 때 업태와 종목(이 둘을 줄여 '업종'이라 한다)을 점검해야 한다. 그 이유는 업종 선택에 따라 세무조사 강도나 기준(단순)경비율 등이 다르고 세금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세청 홈페이지(www.nts.go.kr)의 기준경비율란을 검색해 보면 금방 해결되는 문제다.
예를 들어, 입시학원인 경우를 살펴보자. 입시학원의 업태는 '교육서비스업'이며 종목은 세세분류인 '입시학원'이다. 따라서 이 업종이 사업자등록증에 기재된다.
80. 교육서비스업
80. 교육서비스업
코드번호
종목
적용범위 및 기준
단순경비율
기준경비율
세분류
세세분류
809005
사설학원
입시학원
외국어학원
보습학원
입시학원
외국어학원
보습학원
76.1
19.3
단순경비율은 영세사업자가 장부를 기장하지 않을 때 경비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기준경비율은 비교적 규모가 큰 사업자가 장부를 기장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된다. 이러한 경비율은 앞으로 소득을 신고할 때 신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 아주 요긴하게 사용된다. 적어도 자신이 속한 업종의 경비율이 얼마인지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인 경우 경비율이 낮다. 경비율이 낮다는 것은 반대로 소득률이 높음을 뜻한다. 위 학원의 경우 학원 매출액의 23.9%(100%-76.1%)는 통상 소득으로 인정되며 나머지 76.1%는 비용에 해당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주 업종 외에 부수적인 업종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사업자등록신청서에 기재하면 된다.
업종의 선택 및 관리는 세금을 신고할 때 담당 세무사로부터 검증받는 것이 좋다. 사업자등록을 낼 때 신청이 잘못되었거나 세무서에서 잘못 지정했다면 사업자가 바로잡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업종 코드도 확인해 주세요." 하고 세무사에게 한마디만 해도 적지 않은 세금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사업자등록 정정신고서'에 사업자등록증을 첨부(분실 시는 없어도 무방)하여 지체 없이 정정신고를 해야 할 경우가 있다. 상호나 법인의 대표자가 변경되는 경우, 상속으로 인하여 사업자 명의가 바뀌는 경우, 공동사업자 구성원 또는 출자지분이 바뀌는 경우, 그밖에도 사업 종류가 변경되거나 사업장을 이전하는 경우 등이다.
참고로 사업 종류가 변경되는 경우를 살펴보자.
● 사업의 종류를 완전히 다른 종류로 변경할 때(예 : 부동산 임대업을 하다가 음식업으로 변경)
● 새로운 사업의 종류를 추가할 때(예 : 부동산 임대업만을 하다가 음식업 추가)
● 사업의 종류 중 일부를 폐지할 때
[네이버 지식백과]나홀로 사업자등록 신청하기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 : 기업편, 2014. 1. 5., 아라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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